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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여수와 향일암


 

 

 

 

 

   맨 처음 여수에 들어서면 강한 유혹을 느낀다. 정착해 버리고 싶은 욕구랄까. 여수의 첫 느낌은 깨끗함과 아름다움이었고, 그런 느낌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수라는 도시 이름을 들으면 오동도와 동백을 떠올린다. 물론 그 두 가지만으로도 여수는 특별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십년도 더된 얘기지만 그때 나는 여수에 가서 그것만 보고 왔으면서도 여수라는 항구도시에 매료가 되기도 했다.

여수에서 향일암까지는 상당히 멀다. 승용차로도 사오십 분 정도? 차는 산을 끼고 달리다 때론 바다를 끼고 달린다. 거의 길은 바다를 멀리 내려다보게끔 산 중턱에 나 있다. 그 길을 달릴 때 환호성을 지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벙어리일 것이다.

간혹 마주치는 보기 흉한 산이 있는데 그게 돌산이다. 돌산에서 나는 갓으로 만든 김치,그게 별미라던가? 향일암 가는 길에 갓김치를 맛볼 수도 있다.

향일암은 우선 오르는 길이 완만하다. 물론 시간이 모자라는 사람은 씩씩거리며 계단을 이용하곤 하는데 나이 든 분들에겐 그 계단을 권해드리고 싶지 않다. 우회로로 가면 하루 운동으로 족하며 볼거리도 더 많으니까.

해를 향해 있다고 해서 향일암이라 이름을 붙였으며 원효대사가 창건한 암자이다.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찾는 사람이 많은 암자이기도 하다.

암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바위굴을 꼭 지나야만 한다. 내 눈에는 원효대사가 세속과 절연하기 위해 지은 것만 같다. (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얘기를 떠올린다면 말이다.) 당시 암자의 터가 세속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었을 것인지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비좁지만 암자의 터도 좁은 편이다. 여기 저기 볼거리를 찾아다니다 문득 쳐다보면 흐드러지는 동백이요, 내려다보면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이다.

요즘에 여수를 찾는다면 동백꽃은 없을 테지만 갈치 낚시를 즐길 수 있으니 잔재미는 늘어난다고 보면 되겠다. 색색의 불로 치장한 오동도 다리를 지나 방파제가 있다. 그곳에 가면 낚시꾼들이 즐비하다. 컴컴한 상태이지만 갈치가 물려 나오면 그 컴컴함이 오히려 마음을 뿌듯하게 한다. 배배꼬이는 그 은빛 갈치를 보노라면 저절로 포만감이 든다. 여자 여행객들에게는 소주만 사들고 밤에 오동도를 찾기를 권한다. 틀림없이 갈치회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바다에 낚시 줄을 드리우고 오동도 다리를 쳐다보면 마치 딴 세상 같다. 그래서인지 다리의 아름다움에 넋이 빠진 낚시꾼들이 많은 것 같았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던 어떤 사내에게 가을 주말을 그곳에서 보낸다는 말을 듣기도 했으니까.

몇 년 전 초가을에 들렀던 여수이지만, 이 글을 쓰는 동안 또 가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났음을 느낀다.

 

 

 

 

 

 

 

김은숙   200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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