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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짜뚜짝시장과 카오산로드


 

 

 

           

    프런트를 지키는 사람이 사장 부부라거나 아니라면 직원인데  다들 영어에 능숙하다. 호텔은 B급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외국인들이 자주 보인다. 우리는 9시쯤 일어나 일층으로 내려왔다.

오늘은 짜뚜짝시장과 카오산로드를 여행할 예정이다. 우선 짜뚜짝 시장에 가서 늦은 아침을 먹기로 했다. 짜뚜짝 시장은 토,일요일에 서는 야시장인데 밤에만 서는 게 아니라 온종일 선다한다.

밖으로 나오니 한 젊은 여인이 자그마한 간이상점 앞에서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꽃을 자르고 있다.  한 송이, 묶음, 꽃목걸이 이런 형식으로 만든다. 대부분 왕의 초상화 앞이나 사원의 부처님 앞에 바쳐질 꽃이다.

태국에서 흔한 게 있다면 왕의 초상화와 불교사원이다. 특히 왕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은 상상 이상이라 한다. 왕의 사진이나 초상화로 건물의 외벽을 장식하기도 하고 가끔은 플래카드에서도 왕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어느 건물은 옥상에 왕의 사진을 광고판처럼 세워놓기도 했다. 태국은 입헌군주제이긴 하지만 왕이 정치에 관여하는 나라이다.

태국의 GDP는 세계 28위. 태국인의 말을 빌리자면 태국의 푸미폰 국왕은 국민들을 위해 꽤 많은 일을 했다한다. 따라서 국민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는 다는 왕. 하지만 60대인 왕자는 그렇지 못하다 한다. 왕이 서거하게 되면 태국은 꽤 시끄러울 거라 한다. 부패 총리인 탁신과 그 일가를 몰아내기 위한 시위가 꽤 오랫동안 계속되었던 태국에 다시금 혼란이 온다하면 어찌될까? 하긴 우리나라도 요즘 상황이 좋지 않으니 사둔 남 말 할 처지는 아닌 듯하다.

짜뚜짝 시장은 라차테위까지 걸어가서 지상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짜뚜짝시장을 가려면 모칫역에서 내려야한다. 오전 열시를 벗어난 시간인데 햇살이 피부를 찌른다. 방콕은 계절이 겨울(?)인데도 우리네 한여름 날씨와 같은 23도에서 35도 정도.

역의 창구에서 1000밧을 내고 잔돈을 거슬러 받았다. 요금은 한 사람당 40밧. 잔돈이 늘 필요하니 큰돈은 미리미리 쪼개 놓아야 한다. 단 요금을 흥정해야하는 장사치나 택시기사들에게 큰 돈 내미는 건 금물이다. 지상철에는 사람이 엄청 많다. 우리네 지하철과 의자도 비슷한 구조인데 의자가 플라스틱 재질이다. 둘러보니 승객은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칫역에서는 마치 소나기처럼 사람들이 문을 통해 쏟아져 나갔다.

 

         짜뚜짝공원

계단을 내려가서 한참 걸었다. 시장의 규모가 커서 길도 여러 군데로 나눠져 있었다. 우리가 들어갔던 공원도 짜뚜짝으로 가는 길 중 하나였다. 비둘기 떼가 모이를 주워 먹고 있었고 비둘기의 먹이를 파는 여자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한 승려는 연못에서 남생이를 건져내고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생각 끝에 나는 방생을 위해 하는 행동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짜뚜짝시장 

 짜뚜짝시장에서는 배 터지도록 음식을 먹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다양한 음식을 먹었다. 닭꼬치, 돼지고기꼬치, 도미튀김, 새우볶음요리, 국수, 망고, 파파야, 드래곤, 코코넛 등등... 도로에는 차가 즐비하고 사람들이 워낙 바글거려서 대단한 시장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곤 했다. 길가에는 음식을 만들고 파는 포장마차가 늘어서 있었고 안쪽에는 잡화점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우리는 이따금 골목으로 들어가서 햇볕에 달궈진 몸을 식히곤 했다.

오는 길에는 뚝뚝을 탔다. 요금은 250밧. 요금이 지상철의 두 배였지만, 라차테위역에서 내려 숙소까지 걸어야 한다는 부담과 오후에는 카오산로드를 갈 예정이라서 시간도 절약할 겸 탔다고 할 수 있었다. 숙소에 꼭 들러야하는 이유는 몸이 땀에 젖었고 너무 더웠기 때문이었다. 뚝뚝은 오토바이를 개조한 운송수단인데 필리핀에서 이용하는 트라이시클과 흡사했다. 규모가 좀 큰 뚝뚝은 우리네가 예전에 쓰던 삼륜차와 모양이 비슷하고 기능도 비슷한 것 같다. 길거리는 뚝뚝 외에도 오토바이족들이 많아서 시끄럽고 혼잡했다.

샤워를 끝낸 아들이 갑자기 마사지를 받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을 했다. 나도 슬그머니 호기심이 일기에 함께 가자고 했다. 마침 옆 건물에 마사지샵이 있었다. 입간판에 쓰인 요금은 한 사람당 이백 밧.

문을 밀고 들어서니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한 남자가 발을 안마사에게 맡기고 있다. 얼굴도 앳되고 키도 작은데다 몸이 너무 왜소해서 초등생처럼 보이지만 십대 후반쯤은 되었을 것 같다. 대기의자에 앉아있을 때 종업원이 세숫대야를 들고 와서 발을 씻겨주는데 엄청 부담스러웠다.

우리는 이층으로 안내를 받았는데 수건을 들고 앞장 선 남자안마사나 여자안마사도 몸이 왜소한 건 마찬가지였다. 하긴 그들 입장에서 보자면 우리의 몸이 거구일 수도 있겠다싶다. 마사지가 마냥 부드럽기만 한 건 아니었는데도 마사지를 받는 동안 꾸벅꾸벅 졸았다. 적당한 어둠과 부드러운 음악도 졸음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혹시라도 코를 골게 될까봐서 깊은 잠을 잘 수는 없었다.

마사지를 받으며 만만한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안마사 노릇을 오래하면 손목이나 손가락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마사지요금과 팁을 각각 따로 챙겼다. 사장이 혹 악덕업주 일까봐 안마사들 손에 돈을 직접 쥐어주었다. 다시 숙소로 들어가서 각자의 침대에 누웠다. 마사지를 받았던 터라 푹 잘 수 있었다.

 느지막이 점심을 먹은 후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카오산로드를 가는데 이용한 건 에어컨이 없는 버스였다. 요금이 7밧이어서 웃음이 나왔다. 시내버스도 우등(?)이 따로 있는 데 그건 에어컨이 빵빵하단다. 우등버스보다 먼저 왔기 때문에 올라탄 버스였다. 엔진 뚜껑이 있는 우리네 80년대식 버스였다. 엔진 뚜껑에 여자들이 네 명 정도 앉아 있었는데 보기에 좀 우스웠다. 버스는 카오산로드까지 30분 정도 걸렸다.

         카오산로드 

카오산로드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서 여행자거리로 불리기도 한단다. 주변에는 선물가게가 있고 낡은 아파드도 있으며 술집도 있다. 싸구려 몸빼바지와 싸구려 티를 사 입고서 여행을 즐기는 거리. 몸빼바지와 티의 무늬는 코끼리 그림이나 불탑 그림이 많다. 우리도 몸빼바지를 사서 입었다. 몇 가지 기념품을 사고 사진을 찍으면서 거리를 돌았다.

어둠이 깔리면서 여행객들이 홍수처럼 밀려들었고 길거리는 흥청거렸다. 우리는 술집에 앉아서 음식을 시키고 맥주를 마셨다. 술집에는 가끔씩 장사치들이 손님 좌석을 돌아서 나가기도 했다. 우리는 40밧을 주고 새까만 전갈 한 마리를 샀다. 우두둑 씹히던 전갈은 게 맛과 약간 비슷한데 게처럼 감칠맛은 없었다.

         왕궁 주변거리 

돌아오는 길에 왕궁으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나무에 매달린 전구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하얗게 빛나는 게 마치 눈꽃이라도 핀 것 같았다. 우리는 문이 닫힌 왕궁의 주변을 돌다가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김은숙   201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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