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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치앙마이 1


 

 

    치앙마이 밤풍경 

   치앙마이의 도심에 들어서니 여기저기 불을 밝힌 사원이 우리를 맞는다. 아유타야나 수코타이와는 꽤  다른 분위기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린 후 쏭테우를 잡아탔다. 쏭테우는 치앙마이에서는 쉽게 탈 수 있는 대중교통이다.

별로 어렵지 않게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프런트에서 키를 받은 후 자그마하면서 똥똥한 직원을 따라 건너편의 빌딩으로 들어갔다. 맞은편에 새로 지은 건물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방이 좁아서 기분이 좀 언짢았다. 그 방은 화장실과 방 사이에 벽이 있는 게 아니라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공간이 좁아서 그런 식으로 마무리를 한 것 같았다. 일단 짐을 부려놓고 밖으로 나왔다.

저녁을 먹기 전에 치앙마이에서 방콕까지 가는 기차표를 끊어야했다. 남자 직원이 앉아있었는데 영어를 꽤 잘했다. 야간에만 운행하는 침대칸이 있나 물어봤지만 동이 났단다. 다른 거라도 달라고 하니 한 사람당 요금이 271밧인 3등실 표를 준다. 1,2등실도 매진이라 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았다. 자그마치 13시간을 비좁은 좌석에서 몸부림쳐야 할 운명인 것 같다.

    나이트마켓 입구 공연장

이미 항공편도 알아봤지만 요금이 너무 비싸서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혹 다음날 침대칸이 나온다면 바꿀 수 있냐니까 어렵지 않다고 한다. 침대칸은 한 사람당 1000밧 정도이지만 하루 숙박비가 안 나가니 타볼만하다는 생각이었다. 우리는 티케팅을 한 후 뚝뚝을 타고 나이트마켓 인근으로 갔다. 

그 주변에서는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협주곡 소리가 밤하늘에 가득 퍼지는 중이었다. 우리는 잠깐 서서 무용수들의 현란한 춤을 구경했다.  

   나이트마켓 주변식당

 허기졌기 때문에 공연은 제쳐두고  나이트마켓을 찾아가기로 했다. 남대문시장처럼 인도를 점유한 가게들이 즐비했다. 우리는 그 사이를 걸으면서 나이트마켓이 어디쯤인지 사람들을 붙들고서 묻곤 했다. 이쪽에서 물으면 저쪽으로 가라, 저쪽에서 물으면 또 다른 곳으로 가라해서 우왕좌왕하다가 우선 밥 먹을 식당을 찾자고 했다. 골목으로 들어가니 한곳에 식당이 모여 있었다. 신기하게도 티켓을 끊어서 밥을 먹는 곳이었다. 밥을 먹으면서 생각해보니 식당의 주인이 한사람일 수도 있겠다싶었다. 음식이 잘 나오는 걸로 봐서는 나름 유명한 식당인 것 같았다.

   나이트마켓

다시 물어서 찾아간 나이트마켓은 인산인해였다. 사람들에게 등 떠밀려서 들어갔다가 다시 등 떠밀려서 나온다고 하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길 양쪽으로 장사치들이 물건을 펴 놓고 있었는데 볼 수도, 볼 새도 없었다. 내 배와 앞 사람의 등이 아예 붙어있으니 인파가 흘러가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소매치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방은 꽉 틀어쥐었다.

   나이트마켓 상품 

 한참 들어가다 보니 사람들과의 간격이 조금씩 벌어졌다. 기념품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음식만 몇 가지 샀다. 주변의 사원에서도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연인들이나 가족들이 사원의 곳곳을 점유하고 있었다. 먹으면서 둘러보니 사람들이 마치 소풍이라도 온 것 같은 그런 풍경이었다.

우리는 그릇을 비우자마자 일어섰다. 다른 사람들처럼 들어왔던 길로 빠져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사람구경을 오지게 했다는 생각뿐이었다. 그곳에서부터 숙소까지는 길을 따라 죽 걸었다. 숙소의 직원은 숙소와 나이트마켓이 5분 걸리는 거리라고 했지만 10분이 넘게 걸렸다.

씻고 자리에 누웠는데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중국인인 것 같았는데 어찌나 시끄럽던지 문을 열고 나갔다. 앞 통로에서 살피니 오토바이가 내지르는 굉음, 주변의 가게에서 떠들어 대는 소리 등등 소음이 무척 심했다. 내가 못자겠다며 화를 내자 딸이 프런트로 갔다. 프런트 직원은 열두시 이후에는 조용해 질 거라며 조금만 참아 달라고 했다.

 견뎌보자는 생각에 자리에 누웠지만 열두시가 넘어도 여자의 웃음소리는 여전했다. 프런트 한쪽 면에 만들어진 바에 여자 손님들이 있는 것 같았다. 게다가 오토바이는 몇 분 간격으로 다니고 있었다. 소음 때문에 마치 길가에서 노숙을 하는 기분이었다.

딸과 함께 프런트로 가서 강력하게 항의를 하자 직원은 다음날의 숙박비를 돌려주겠다고 했다. 직원은 미안해하면서 우리 말고도 숙박비를 되돌려 받고 돌아가는 손님이 있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딸은 다음날 묵을 숙소를 컴퓨터로 검색했다. 나는 딸에게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가는 항공편을 알아보라고 했다. 이튿날 기차표를 침대칸으로 바꿀 예정이긴 했지만 침대칸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딸에게 13시간의 기차여행은 무리인 듯 했다.

숙소 예약을 끝낸 딸이 검색을 해보더니 환호성을 질렀다. 13만원에 항공편 두석을 살 수 있다는 거다. 누군가가 예약했다가 취소한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기막히게 싼 티켓이었다. 우리는 기차표를 취소하기로 하고 항공 티켓을 신용카드로 끊었다. 노트북을 덮고 나니 벌써 두시. 여전히 소음은 심했지만 마음이 편해서 그랬는지 금방 잠이 들었다.

 

 

김은숙   20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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