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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쿠버아일랜드(빅토리아1)




     

   빅토리아는 밴쿠버 아일랜드의 가장 아래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유럽풍의 건물들이 즐비한 도시이다. 빅토리아에 가려면 밴쿠버공항에서 항공기를 이용해도 되고 캐나다플레이스 근처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갈 수도 있다. 우리는 밴쿠버의 츠왓센항에서 페리호를 타고 가기로 했다.

츠왓센항을 가기 위해 다운타운에서 스카이레인을 탔다. 버스로 갈아타야 했는데 승객은 우리 말고도 꽤 많았다. 커다란 가방을 든 중년의 남녀도 있었는데 그들은 중간에 내렸다. 버스는 아름다운 마을을 지나 점점 더 후미진 곳으로 갔다. 결국 승객들은 다 내리고 우리만 남았다.

딸이 기사에게 츠왓센항에서 내려야한다고 말하자 기사가 고개를 흔들며 되돌아 가야한다는 대답을 했다. 츠왓센항까지 다이렉트로 가는 버스가 있었는데 우리는 갈아타야 하는 버스를 탔던 것이다. 나는 커다란 가방을 가지고 있던, 중년 남녀를 따라 내렸어야 했을 거라고 딸에게 소곤거렸다. 이젠 배 시간에 맞춰 츠왓센항을 갈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집에서 일찍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다. 다행히 버스는 종점에서 곧장 나왔고 승객이 없어서 우리만 싣고 달렸다. 버스기사가 내려준 장소는 고속도로와 접한 곳이었다. 멀리 정류장이 보였다.

정류장의 비가림막에는 먼지가 잔뜩 끼어있었고 사람이 뜸해서 한국 시골의 정류장을 떠올리게 했다. 가끔씩 소형차나 트럭이 빠른 속도로 지나치곤 했다. 정류장의 뒤쪽에 휴게소가 있었는데 거기에는 주차된 차가 별로 없었고 사람조차 보이지 않았다. 살벌한 영화에서 등장하는 외딴 휴게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10여분 쯤 지났을까. 저 멀리서 버스가 쏜살같이 달려오는 게 보였다. 버스는 사람이 가득했다. 우리가 타자마자 버스는 다시금 전속력으로 달렸다. 선착장에 도착하자 모든 승객이 버스에서 내렸다. 건물 안의 통로를 따라 더 안쪽으로 가니 사람들이 많았다. 이미 개찰을 하고 있었다.

     

여객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가끔씩 야트막한 산이 창을 바짝 스쳐 지나곤 했는데 자세히 보니 집들이 꽤 많았다. 숲속에 있는 집들이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듯 사라졌다가 나타나곤 했다.

우리가 도착한 선착장은 스와츠베이. 거기서 버스를 타고 한참 들어가야 빅토리아다. 앞줄에 서 있는데 마침 이층버스가 왔다. 우리는 잽싸게 이층으로 올라갔다. 혹시 버스를 잘못 탔을까봐 앞자리의 아가씨에게 딸이 물었다. 버스가 빅토리아 시내로 가느냐고. 상고머리라서 총각처럼 보이는 아가씨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부연설명까지 한다.

딸은 내게 빅토리아가 호주의 멜버른과 비슷한 이미지라고 말한다. 버스가 달리는데 거리의 풍경이 영 마뜩찮다. 공사 중인 곳이 많아서 어수선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구글 맵을 보던 딸이 내리자 따라서 내렸다. 도심이었지만 꽤 한적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딸이 저기 쯤 일거야 라고 하면서 앞장을 선다. 게스트하우스였다. 사거리를 끼고 있어서 있어 다소 시끄러울 수도 있겠다 싶다.

일단 방이 3층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층에는 사람이 바글거렸으니 말이다. 우리 방의 창이 도로 쪽으로 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월요일이었는데도 사람이 많은 걸 보니 예약이 필수겠다 싶다.

우선 시내 구경이 급선무였다. 다음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돌아다니는 건 하루 안에 끝내야 했다. 밥을 페리에서 먹은 게 다행이다 싶었다.

                                                                                 

우리는 차이나타운을 향해서 걸었다. 도심 전체가 관광객이 많지 않아 썰렁한 느낌이다. 십 여분 쯤 걸었을까. 대로변을 걷던 우리는 좁디좁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fan tan alley라는 곳이란다. 원근감 때문에 착시현상이 생긴 것일까? 골목 끝의 양쪽 벽에 몸이 끼일 것 같다. 우리의 머리 위에 빨간 종이 등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그러고 보니 fan tan alley도 차이나타운에 속하는 모양이다.

                                       

   

골목에서 나오니 차이나타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눈에 익은 건물이 보인다. 차이나타운을 상징하는 건물인 빨간색 건축물이다. 호주의 시드니에서도 밴쿠버에서도 보았던 건축물이다. 하긴 한국의 인천 차이나타운에서도 비슷한 양식의 건물을 보았던 것 같다. 아주 오래된 일이라 희미한 기억이다.

    

차이나타운에서 바닷가로 빠져 나가면서 딸이 주의사당 쪽으로 가자고 했다. 바닷가를 끼고 있는 도로변은 둘레 길처럼 되어있다. 천천히 구경하면서 걷는데 딸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너하버, 엠프레스호텔, 주의사당 등등을 얘기한다.

이너하버는 호수처럼 물이 잔잔했고 배가 빼꼭히 들어 차 있었다. 엠프레스호텔의 잔디밭에는 기러기들이 잔뜩 모여 있다. 기러기도 염소처럼 온종일 먹으면서 똥질을 해대는 동물이다. 이미 잔디밭에는 발을 딛기 어려울 정도로 똥이 많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잔디에 속아서 똥 밟은 관광객들이 많을 것 같다.

  

 주 의사당도 근처에 있다. 주의사당 앞은 잔디가 널찍하게 펼쳐져 있는데 다행이도 기러기는 없다. 바다와 요트, 우아한 빌딩들, 멋진 풍경인데 찌푸린 하늘 때문에 사진은 별로다. 봄이 지나버렸고 별 이벤트가 없어서인지 그곳에도 관광객이 많지 않다. 주 의사당을 지나치니 여객선 터미널인데 그곳도 사람이 없다. 그 앞에서 지나가는 마차를 사진에 담았다. 노새인지 말인지 애매하지만 예쁘게 생긴 걸로 봐서 아무래도 노새 같다. 사진을 찍으면서 보니 무릎 아래 네 발을 흰색털이 감싸고 있다.

                                                                        

                                                                           

                                                                    




김은숙   201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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