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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낭 야시장











                       

이제 일어나서 슬슬 걸어야 할 것 같다. 다음 목적지는 롯데마트와 야시장인데 꽤 먼 거리라한다. 건너편에 사찰이 있어서 길을 건넜다. 부조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으니 뒤쪽이야 밋밋하겠지만 앞면은 제법 화려하다. 게다 네온까지 설치되어있어서 밤이 깊으면 색다른 느낌을 자아낼 것 같다.

   

노천카페 형식의 어느 술집은 손님으로 북적거린다. 밤이 깊어지면 별을 볼 수 있는 술집이라 생각하니 들어가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하지만 일정을 다 끝마친 게 아니니 그냥 지나쳐야만 한다. 그 가게 말고도 눈에 띄는 술집은 많다. 삼십분 이상 걸었을 때 아들에게 물었다. 얼마나 더 가야하냐고. 아직 반도 안 왔단다. 괜히 걷겠다고 했나보다.

        

그러다 마주친 공원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전승기념지인데 뾰쪽한 모양으로 하늘을 향해 서 있는 탑에 이렇게 쓰여 있다. -TO QUOC GHI CONG- ‘조국이 전사자의 공을 기억한다라는 내용이라 한다. 묵념이라도 해야 하는 건데 아무 생각 없이 사진만 찍었다

    

거기서부터 30분 정도 더 걸었을까. 야시장이 보인다. 사람들 소리와 음악소리가 뒤섞여 상당히 소란스럽다. 화장실에 들르기 위해 야시장 앞의 건물로 들어갔다. 볼링장도 있고 오락실도 갖춰져 있어 가족단위로 놀 수 있는 장소였다. 화장실에서 나와 롯데마트 쪽으로 향했다. 야시장 개장 시간은 한 시간 가까이 남아있었다.

지름길은 캄캄한 뒷골목인데 가게가 하나 열려 있다. 의자와 테이블이 제법 많은 노점식당이다. 사람들이 뭘 그리 열심히 먹나 했더니 볶은 우렁이를 빼먹는 중이다. 껍질 째 볶았으니 맛이 있을까싶기도 하고, 또 맛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냥 지나친다.

  

롯데마트 주차장에는 오토바이가 가득 차 있다. 승용차가 없는 걸보니 승용차 주차장은 다른 곳인가 보다.

우리는 식품부로 올라갔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필수적으로 들러 가는 마트라서 익숙한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커피와 과일로 만든 과자를 샀다.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라면도 샀다.

롯데의 한 구석에 환전 사무실이 있기에 오십 달러를 직원에게 내밀었다. 이십 달러만 베트남 돈으로 바꾸고 나머지는 달러로 받고 싶다하니 그렇게는 안 된단다. 되도록 돈을 다 쓰고 가란 뜻(?)인 것 같다.

큰돈을 가져와야 수수료가 덜 든다고 아들이 100달러와 50달러로만 준비를 했었다. 남는 돈을 어디에 쓰나 걱정도 되고 기분도 언짢다. 돈이 남으면 마사지를 한 번 더 받으면 될 것이고 공항 면세점에서 술을 사도되는데 아들은 괜한 걱정을 한다고 말한다. 새벽 두시 비행기를 타려면 시간이 많이 남으니까 마사지가 좋을 것 같긴 하다.

                                          

다시 야시장으로 오니 사람이 엄청나다. 대부분이 가족단위라던가 아니면 총각처녀 들이다. 음식 구경을 다니다보니 비빔밥이 눈에 띈다. 비빔밥 양이 적어서 죽도 한 그릇 샀다. 우리도 사람들 틈을 비집고 자리를 잡았다. 먹을 만한 장소를 찾으니 앉은뱅이 테이블과 앉은뱅이 의자가 보인다. 장난감 의자로나 쓰일법한 의자라서 앉으니 좀 우습다. 다 먹고 나자 아들이 꼬치구이를 사오겠다며 일어섰다. 자리를 잊어버렸을까 싶게 오래 걸린 다음 아들이 돌아왔다. 아들의 손에는 꼬치 딱 하나가 들려 있다. 대기자가 많았나보다, 라고 말하니 그걸 10분 넘게 굽더란다. 사람이 뒤에 있어서 더 구워 달라고 하지 못했단다. 아들은 맥주를 한 병 마셨고 나는 음료수를 마셨다.

야시장에서 나오면서 우버택시를 불렀다. 그 기사는 영어를 거의 못했다. 짐을 가져와야했기 때문에 택시는 다시 다리를 건넜다. 호텔에 도착하기 전 아들이 말했다. 짐을 가져올 테니 기다리라고. 택시 기사가 걱정을 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내가 택시에 앉아있었다.

                  

그 택시는 다시 또 다리를 건넜다. 계속 왔다 갔다 했던 그 다리가 바로 용다리였다. 길이 좀 혼잡하니까 아들이 걱정을 했다. 애초에 정한 택시비에 비해 많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택시 기사를 걱정(?)하는 게 놀라웠다. 아들은 기사에게 20만동을 주겠다고 말했다.

원래 책정된 가격은 야시장에서 호텔까지가 74천동이었고 호텔에서 공항까지가 103천동이었다. 결혼해서 아이도 있는 것 같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기사가 잠깐 통화 할 때 여자 목소리와 두세 살 정도되는 아이 소리가 수화기에서 새어나오긴 했었다. 차가 멈추자 아들은 다 가지라면서 20만동을 내밀었다. 차를 세우던 기사는 순박해 보이는 얼굴에 웃음을 가득 담았다.

공항 근처였지만 우리는 그쪽으로 가지 않고 시내 방향으로 걸었다. 파파야 스파에 들르기 위해서였다. 공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 아들이 몸담고 있는 항공사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라 한다. 들어가니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여자가 우리를 반긴다. 데스크에는 한복을 입은 인형이 수석 곁에 서 있다. 우리는 한 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겠다고 했다.

태국에서 마사지를 받고 올해 마사지를 받으니 삼년만이다. 전날 마사지를 받았기 때문에 아픈 데라도 생길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신기하게도 그렇지가 않다. 아가씨는 한참 몸을 주무르다 돌을 가져와서 문지른다. 불에 구웠는지 물에 삶았는지 돌이 따끈하다. 중간에 눈을 뜨고 돌을 살펴보니 까만색이며 콤팩트 크기 정도이다.

목욕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샤워까지 끝내고 나왔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한 사람당 17000원 정도. 마사지에 들어가기 전에 있던 돈을 탈탈 털어서 계산을 했다. 20% 정도 할인을 받은 가격이다.

샤워를 끝내고 프론트에 왔을 땐 종업원들은 없었고 여사장만 있었다. 눈이 참 예쁘게 생긴 베트남여인인데 한국말에 유창하다. 갓 사십 줄에 들었다는 그녀는 남편은 한국인이라고 얘기한다. 잠시 한국에 들어와 살기도 했다는데 그녀는 한국의 겨울이 무섭다고 한다.

그녀의 남편은 베트남의 긴긴 여름이 몸서리난다고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지만 입 밖으로 내어 말하진 않았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한국 남자들은 부부가 함께 사업을 하면 밖으로 뱅뱅 돌 수도 있다하니 착한 남자라고 남편을 거든다. 마사지 숍에서 나오자마자 아들에게 욕을 먹었다. 쓸데없는 참견을 했다고.

오 분 정도 걸어서 공항에 오니 열한시 30. 오리털 잠바로 갈아입고 가방을 부쳤다. 아들 가방까지 부치니 홀가분하다. 공항의 여직원들은 파란색 무늬가 있는 전통의상을 입고 있다. 호이안에서 보았던 베트남 전통복장의 한국처녀들보다는 훨씬 덜 예쁘다. 초록은 동색이라던가?

늦은 시각이라서 공항은 붐비진 않는데 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의자에 누워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탓이다. 매너 없는 사람들이지만 공항직원들도 어쩌지 못하는 것 같다. 할 수 없이 우리는 안마의자에 앉았다. 잠시 후 안마의자가 구급차 소리를 낸다. 일어나던지 아니라면 돈을 지불하라는 뜻이다.

다행인 점은 먼저 떠나는 비행기가 있었고, 따라서 빈자리가 많이 생겼다. 우리가 타는 비행기가 거의 제 시간에 왔기 때문에 지루하진 않았다. 우리는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비상구라서 자리가 넓었다. 서양인 하나, 항공사 직원(아들 포함) , , 이렇게 앉았고 뒤쪽으로도 빈자리는 꽤 많았다. 항공사 직원들이야 영어를 좀 하는 사람이니 앉힌 것이고 나는 덤으로 앉은 셈이었다. 여행 끝이라 고단한지 대부분의 승객들이 잠에 빠져 실내가 조용했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여객기가 착륙할 때까지 잠들지 못했다.

 

 

 

 

 


김은숙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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