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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타와 여행





  

세인트 제롬에서 오타와는 그리 멀지 않다. 2시간 반 정도의 거리니까. 우리나라 면적의 45배쯤 되는 캐나다에서는 편도 두 시간 반 거리이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점심을 그곳에서 먹고 저녁은 집에 와서 먹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출발했다.

  

차는 몬트리올로 가는 도로를 달리다가 우회전을 했다. 도로 가장자리에 서서 발뒤꿈치를 들면 저 너머를 볼 수 있을 것처럼 나지막한 산이 차창을 스친다. 산들은 7월의 신록을 자랑하고 있지만 가을이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퀘벡주는 붉은 단풍으로 유명한 곳이니 말이다( 10월 초에 딸이 보내 준 가을 풍경을 하나 올려 본다).

산과 도로 중간 중간에 볼 수 있는 집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논과 밭은 전혀 없다. 농지를 보고 싶다면 몬트리올 공항에서 이륙하거나 착륙하는 비행기에 앉아 밖을 내려다보면 된다. 김해평야처럼 너른 농지가 끝없이 이어진다.

오타와와 바짝 붙어있는 도시 가티노에 대한 얘기가 흥미롭다가티노는 퀘벡주이며 프랑스어를 쓴다.  강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온타리오 주, 반대편은 퀘벡주이다. 오타와에 들어가면서 보니, 가티노와 오타와는 중간에 흐르는 강만 없다면 한 몸처럼 보인다. 우리는 미리 강을 건넜기 때문에 가티노에는 들르지 못했다.

                 

오타와에 들어서는 순간, 영국의 빅토리아여왕 시대에 지어진 웅장한 건물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캐나다의 수도가 왜 오타와여야 하는지 오타와에 들어서면서 깨달았다. 빅토리아 여왕의 입김에 따라 수도로 결정했다하니 역사가 깊은 도시라고도 할 수 있겠다. 가티노와 오타와를 가로 지르는 오타와 강도 반은 온타리오주, 반은 퀘벡 주에 속한다. 물론 오타와가 속한 온타리오 주는 영어권이고, 가티노는 불어권이다.

    

들어가면서 보니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구 건물 부근에 모여 있다. 빅토리아시대의 건물은 호주의 멜버른이나 캐나다의 몬트리올이나 오타와나 비슷한 유형인 것 같다. 대부분의 건물이 섬세하면서 궁전을 닮았다. 우리는 차를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공원 근처에 주차했다.

    

공원은 너른 잔디밭이었는데 가장자리의 화단도 잘 가꾸어져 있어 사진 찍기 좋았다. 사진을 찍기 위해 구도를 잡으면서 보니 저 멀리 있는 국회의사당이 너무 꾀죄죄하다. 알고 보니 수리 중이었다. 그 주변의 건물도 보수중이다.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흔한 일일수도 있겠다싶지만 아쉽다.

    

인위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있게 만들어진 곳들이 더러 있었는데 그런 곳은 사람들이 많아서 줄을 서야했다. 빅토리아 시대에 지어진 멋진 건물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름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사위도 오래전에 와봤다면서 국회의사당의 위치 정도만 알고 있었다. 건물들은 도심에 모여 있었지만 걸어 다녀보니 간격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건물 대부분이 너른 대지를 깔고 앉았기 때문이다. 유모차까지 끌고 다니니 서너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중간 지점에 운하가 있어 한참 돌아서 국회의사당으로 가야했다. 중간에 계단까지 있어 유모차를 들고 땀깨나 흘려야했다. 가을바람이 슬슬 불어오는 8월이라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는 유모차에 비스듬히 누워 잠들어있는 손주를 보면서 나는 왕이로소이다라는 홍사용의 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중간에 한국식당을 찾아 점심을 먹었다. 아리랑이라는 이름이 붙은 식당이었는데 내가 밥 한 그릇을 더 달라면서 여기요, 라고 했다고 딸에게 핀잔을 들었다. 한국에서는 늘 있는 일인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게다 손님 절반이상이 한국 사람들이니 크게 방해될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익스큐즈미라고 한 다음 한국말로 밥 가져다 달라는 게 오히려 민망할 것 같다.

맵거나 짜거나 달거나. 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드는 생각이다. 사위는 매운 음식을 시키더니 더디 먹는다. 난 곱창이 들어 간 탕을 시키면서 맵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었다. 잘못하면 캡사이신이 들어가니 주문할 때 미리 얘기하는 게 현명하다. 음식이 괜찮다는 평판이 있는지 손님이 제법 많다. 딸도 음식점이나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또 하게 된다. 물론 딸은 그런 말을 끄집어내면 질색을 한다.

손주는 책상 위에 놓인 카시트에서 자는 중이었는데 식사 중간에 깼다. 태어날 때부터 주변에 민폐를 끼치던 놈이라 딸은 재빨리 젖을 물렸다. 아이는 태어난 병원에서부터 매미소리보다 더 날카롭게 울어대며 젖 달라고 하던 놈이었다.

                                                                           

점심식사 이후에도 오타와 관광은 이어졌다. 가다보니 전쟁 기념탑이 보인다. 우방국에 전쟁이 일어나면 참전을 해야 하고 거기에 따르는 불가피한 희생. 1800년대에도 2000년대에도 어디선가는 전쟁을 치르고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 간다는 것을 탑은 말해주고 있다. 딸은 광장의 모퉁이에서 아기에게 젖을 물리기도 했다. 젖을 먹이는 동안 나는 딸 곁에 앉아 침묵이 흐르는 동상을 바라보았다.

                                       

딸과 나 , 손주에겐 오타와가 첫 여행지이지만 손주는 이날을 영영 기억하지 못할 것 같다. 아이는 기저귀를 갈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국회의사당 건물에 연결되어 있던 담장 위에 누워있었는데도 말이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운하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노트르담 성당 안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가티노도 들르지 못했으므로 그쪽으로의 여행은 한 번 더 해야 할 것 같다. 그땐 국회의사당의 보수공사도 끝나 사진도 제대로 찍을 수 있으리라.






김은숙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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