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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와 안개꽃


 
 
  
 
 
 
   김포에는 안개가 자주 낀다. 들판 가운데 아파트가 있다보니 그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들에는 한강에서부터 내려온 강물이 수로를 타고 바다까지 간다. 그 더러운 물 때문에 안개가 자주 낄 수도 있다.
   그럼 안개도 더러울까? 한강인 수로의 물이 증발해서 안개가 된다면 말이다. 수로의 물을 들여다보면 한강 물이 깨끗해졌다는 말을 부정하게 된다. 여름 내내 수로에는 그런 물이 흘렀고 농부들은 그 물로 농사를 지었다. 동남아시아인들은 머나먼 타국에 와서 그 수로의 물고기로 찌개도 끓여 먹는다.
   안개가 가득 찬 들은 빈들보다 운치가 있다. 안개는 들을 쓸고 아파트 화단의 나무를 쓰다듬고 햇살에 쫓겨 하늘로 사라진다. 아주 오래 전 나는 안개나 연기가 구름이 된다고 믿었었다. 물론 구름도 수증기의 모임이니 연기보다는 안개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안개는 증발되어 버리고 구름은 다시 생성된 것이다.
   오늘 아침은 적당히 추워서 안개는 흔적을 남겼다. 소나무가 햇살에 반짝이는 건 안개의 입자들이 잎에 촘촘히 달라붙어 얼은 결정체 때문이다. 안개가 남기고 간 나뭇잎에 낀 성에. 소나무는 잠시 동안 황홀한 빛을 발한다. 마치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아름답다.
   딸아이의 졸업이 끝나고 가져온 꽃을 병에 꽂아 두었다. 항상 아웃사이더의 역할만 하는 안개꽃이 안쓰럽다. 중간에 있는 장미를 돋보이기 위해 안개꽃은 함께 묶였을 것이다. 안개꽃을 좋아하면 안된다는 말이 있다.  꽃말이 막막한 사랑이라던가, 아니 막연한 사랑이던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뜻한다고도 한다. 그 꽃을 보면 그런 잡다한 생각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 꽃을 사랑하고 싶다. 쳐다보기만해도 안쓰러우므로...
   햇살에 안개의 흔적이 사라지고 머지않아 안개꽃도 우리 집에서 사라질 것이다. 다만 생명력이 길어서 가운데 장미는 버리고도 한참동안 병에 꽂혀 있겠지만.
 

 
 
 
김은숙   200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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