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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책을 읽고...)


 
 
 
 
  일 포스티노라는 영화가 있다. 우편배달부가 주인공인 영화인데 거기에 조연으로 등장하는 인물을 주의해 볼 필요가 있다. 그가 바로 시인 네루다이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는 칠레의 소설가이다. 그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쓰게 된 동기는 네루다의 인품에 매료되어서이고 네루다가 칠레 국민들에게 추앙받는 시인이라서이다.
  안토니오보다 훨씬 연배인 네루다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며 칠레의 국민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시인이다. 안토니오는 습작생 시절 네루다를 만났고 까마득한 후배를 대하는 그의 친근한 면모를 보면서 그에 관한 소설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한다.
  경장편 분량쯤 되는 이 소설은 약간 게으르면서 공상이 많은 주인공 마리오 히메네스가 우편배달부로 취직을 하면서 시작이 된다. 마리오는 네루다를 늘 만날 수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오직 그의 우편물만 전담하기 때문이다. 네루다는 시인답게 외딴집에서 생활을 한다.
  네루다의 집은 바닷가의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대문호임에도 불구하고 소박한 마음씨를 지닌 네루다는 자전거를 타고 편지 배달을 하는 마리오를 친근감있게 대한다. 마리오는 거기에 힘입어 조금씩 시를 배워가며 네루다와 친분 관계를 유지한다.
  안토니오는 이 소설을 15년 동안 걸쳐서 썼다한다. 네루다의 명예를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서. 이 소설은 당시 칠레의 급박한 상황이 잘 그려져 있다. 네루다는 칠레의 민주화가 되어가는 과정에 개입을 하게 된다.
네루다는 민중의 지지를 끌어내고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지만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아옌데에게 양보를 한다. 아옌데가 이끄는 당이 승리를 했지만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일으켜 군부 독재가 시작되고 네루다는 결국 가택에 연금된다. 이미 병을 얻은 네루다는 살아날 가망이 없고 그런 험악한 상황에서 마리오는 몰래 숨어들어가 네루다 곁을 지킨다.
  마리오가 한눈에 반한 매혹적인 여자 베아트리체를 아내로 얻기 위해 네루다의 시를 암송하는 사이에 시에 눈을 뜨는 과정, 베아트리체와의 정사, 네루다와 대화를 주고 받는 장면은 유머가 넘친다.
  수를 놓듯 문장을 엮어간 안토니오의 솜씨는 실로 놀랍다. 가벼우면서 코믹하고,코믹하면서도 아름다우며, 결국 무거움로 끝나긴 하지만 작가는 끝까지 유머를 놓치 않는다. 칠레 민주화를 위해 시인이 정치에 뛰어드는 설정. (물론 소설은 민주화가 되지 못하는 비극 상태로 끝을 맺지만 마리오가 곁을 지킴으로 독자들은 안도를 하게 된다.) 이런 설정이야말로 일반 작가들은 소화해내기 힘든 게 아니던가?
  소설을 읽는 내내 내 생각은 어쩌면 이렇게도 재미있을까의 연속이었다. 결국 그것은 소설 하나를 만들기 위해 15년 동안 공을 들였으니까라는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
  이 소설 하나만으로도 나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라는 작가를 존경해 마지 않는다. 아울러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두번 읽어도 여전히 재미를 주는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읽어 보시라고 강권하고싶다.

 
 
 

김은숙   200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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