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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들 이야기


 
 
 
 
 
   항상 가게의 낮은 서랍에 돈이 있었다. 동전은 플라스틱 통에 넣어 두곤 했는데 결국 돈 때문에 아이들을 관리해야만 했다. 나는 아이들이 세살 무렵부터 단속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백 원짜리 동전 하나를 가져가는 것도 내게 허락을 맡았다. 큰 아이가 세살이 되었을 때 앞 슈퍼에서 과자 봉지를 가져 온 적이 있었다. 나는 아이를 끌고서 다시 슈퍼로 갔다. 주인은 내게 손목이 잡힌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내 딸을 보면서 웃고만 있었다. 나는 그냥 가져오면 안 된다고 아이에게 호통을 치고서 과자를 손에서 놓게 했다. 주인은 (내 딸이 아직...) 아기인데 가혹하게 한다며 눈을 흘겼다. 나는 내 가게로 다시 와서 아이에게 동전을 쥐어주고서 슈퍼에 다녀오게 했다.

  아들이 사학년 무렵이었다. 딸과 식탁 앞에 앉아 있는데 현관의 벨이 울렸다.

  " 너, 떡볶이 먹었냐?"

  딸이 물었지만 아들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 현관과 주방 사이에 화장실이 있어 식탁 앞에 앉아 있는 나는 현관에서 일어나는 일을 귀로 들을 수밖에 없다.)

  "너, 떡볶이 먹었지?"

  약간 언성을 더 높여서 딸이 물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아들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문득 어떤 생각이 내 머리를 한바퀴 돌았다. 나는 식탁 앞에서 일어섰다.

  나는 턱에 고춧물이 튀어있는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들은 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너 떡볶이 먹었어?"

  내 물음에 아들은 겨우 고개를 끄덕거렸다.

  "누가 샀냐?"

  아들은 내 얼굴을 쳐다보더니 곧 누구 이름을 댔다.

  "그래? 그 애 전화번호가 몇 번이냐? 물어봐야겠다."

  아들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아니라고 했다. 그럼 누구냐고 내가 재차 물었다. 아들은 이젠 입을 다물었다. 나는 딸에게 30센티 자를 가져오라고 했다.

  스무 대 가까이 맞자 아들이 말했다. 지가 떡볶이를 샀다고...그럼 돈은 어디서 났는데? 호주머니에 천원이  있었단다. 그래서 400원 어치를 사서 아이들과 먹고 동전 6개를 남겨 왔다는 말이었다. 아들의 성격을 알기 때문에  그 말이 맞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아들은 덜렁대는 편이라서 누가 돈을 줘도 주머니에 받아 넣고 잊어버리곤 했다. 간혹 가게에 아이들이 있으면 남편과 절친한 손님들은 돈을 주기도 했다.

  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맞지 않을 매를 맞는 거야. 솔직하게 말했으면 맞지 않을 수도 있었어."

  하지만 솔직하게 얘기했다면 아들의 말을 믿었을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것도 아닐 것 같다. 아마 찜찜해하면서 그 후로 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을 거라는 생각이다.

 

김은숙   200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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