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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딸 이야기


 
 
 
 
 
  내 딸은 나만큼이나 예민하다. 다만 마음이 따뜻한 아이였다. 제 동생에게 늘 울타리가 되어 주었으니까.

 

  딸아이가 다섯 살이 되었을 무렵부터 가게와 집이 분리되었다. 가게를 이전하면서 방을 따로 얻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가게의 규모가 커졌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때까지도 우리 가족은 단칸방에 살았다.

 

 가게에 있다 종종 걸음을 쳐서 집에 가면 딸아이는 문 가장자리에 항상 매달려 있었다. 나를 기다리느라. 부엌이 깊어 떨어질까 봐 조바심을 쳤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일년 후 새집으로 이사를 했다.

 

  "우리는 좋겠다."

 

  방 두 칸짜리 그 집으로 이사를 했을 때, 동생과 소꿉놀이를 하던 딸이 들뜬 목소리로 그렇게  말을 했다. 하지만 집은 가게에서 더 멀어진 셈이었다. 여전히 아이들은 가게의 문이 닫힐 때까지 나를 기다려야만 했다.

 

  "엄마 언제 와?"

 

  벌써 5번째 전화이다.

 

  "금방 갈께."

 

  말은 그렇게 했지만 금방 갈 수는 없었다. 대체적으로 비싼 물품을 취급하는  가게였기 때문에 남편과 함께 가게 문을 닫아야만 했다. 따라서 집과 가게를 자주 오가기도 했지만 때로는 손님이 많다보면 긴 시간 동안 가게에 애여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아이는 더 이상 전화를 하지 않는다. 문을 닫고 가는데 나는 남편을 앞지르면서 종종걸음을 친다. 집에 들어가니 아이들 둘 다 잠들어 있다. 아들은 여전히 온화한 표정이다.  전화를 받을 때는 몰랐는데 딸아이는 눈 주위가 얼룩져 있다. 나는 딸아이의 몸 여기저기를 만져본다. 

 

  왜,  딸아이의 눈 주위가 얼룩져 있는지 왜, 빨리 오라고 했는지 알 것 같다. 딸아이의 종아리 부근이 빨갛게 데어 있다. 벽을 통해 바깥으로 뻗어있는 연통 때문이었다. 딸아이는 동생이 잠이 들자 현관 앞 2층 난간에서  나를 기다렸다. 계단으로 이어지는 스테인리스 장식 기둥을 붙들고 말이다. 잠깐 난간 사이에 다리를 내밀었는데 연통이 종아리 부근에 닿은 것이다.

 

  내 기억이 그 시간에 머물면 항상 눈물이 난다. 내 얘기를 듣는 딸아이는 오히려 담담한데도 말이다. 

 

 
 
 
 
김은숙   200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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